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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고질라 (シン・ゴジラ, 2016)

현 일본 정치/사회에 대한 메시지의 한계


에반게리온의 후속 편을 고대하고 있었으나 안노 히데아키는 고질라가 등장하는 실사 영화를 먼저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노는 '신 고질라'를 마치 야시마 작전의 실사 버전처럼 그려냈다. 실제 에바에 등장했던 배경음악까지 그대로 삽입되었기에 이러한 싱크로율은 더했는데, 고질라의 활약상(?)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안노의 '신 고질라'는 상당히 정치적이고 또 현재의 일본 사회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조금 의외의 영화였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의 시각은 일본 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동시에 상당히 우려할 만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기도 해 실망스러움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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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신 고질라'는 미지의 존재인 고질라가 일본 대륙에 상륙하면서 벌어지는 그 자체의 사건보다는 이 일을 통해 드러나는 일본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훨씬 더 비중 있게 그려낸 영화다. 조금의 과장을 보태자면 고질라는 그저 몇 걸음 걷는 것을 반복할 뿐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정부의 각 부처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의하고 또 회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은 일본의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과 국제 사회 속에서 일본이 처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치와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의 시선은 꼭 일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기에 좀 더 보편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물론 여기도 더 깊게 일본에 한정 지어 따져볼 만한 부분은 존재한다), 국제 사회 속 일본이 처한 상황에 대한 영화의 시선은 제3자의 입장 (굳이 침략당했던 당사국으로서의 입장을 꺼내기 전에도)에서 보았을 때 분명 불편하고, 시기상조의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핵공격을 두고 여전히 피해자의 입장에만 서고자 하는 그들의 시선과 자위대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자신들의 현실을 최대한 고립과 무능으로 밀어 넣는 방식은, 결국 이제는 미국이나 국제 사회의 허용 없이도 스스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위권 발동의 논리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일본 내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주장일지는 몰라도 제3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땐 분명 시기상조와 편협한 논리일 수 밖에는 없었다. 


영화는 고질라가 도쿄 한 복판에 등장해 도시를 잠식해 나가는 상황과 이 가운데 정부 스스로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결국 아무것도 없잖아'라는 식의 한탄과 불만을 터뜨리는데, 처한 현실 인식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이전에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런 원인을 감안했을 때 어떤 부분들을 감수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동반되지 않은 점이 바로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자국 내에서만 머물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신 고질라'는 괴수 영화로서도 많은 것들을 시도해 보지 못한 채, 메시지의 문제와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아쉬운 영화였다. 


안노, 이제 에반게리온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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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 마지막으로. 매번 마스킹을 잘해주던 극장에서 마스킹이 되지 않아 나중에 알아보니, 수입된 원본 소스 자체에 레터박스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건 정말 문제다. 



글 / 아쉬타카 (www.realfolkblu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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